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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3호-믿음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급속한 기계문명의 발전에 감탄과 황홀로 도취한 우리는 인간다운 바탕을 잏어가고 있으며 ‘삶’의 고귀한 가치마저 흔들리는 상황입니다. 성실히 일해야 할 자리에서 적장히 한 탕하려거나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보다 요행의 결과만 바란 나머지 인간만이 누리는 최고가치인 도덕적 양심의 자리에 기게의 편리함과 물질의 허욕만이 가득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평화로운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믿음의 관계’는 무너지고, ‘너는 죽고 나만 살자’는 치열한 경쟁대상 관계만이 무성하게 되었습니다. 정직보다는 속임 수로, 사실보다는 허세를, 진실보다는 거짓을 통해서라도 이겨내야 하고, 많이 가져야하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진짜와 가짜’가 혼돈 하는 단계를 넘어 가짜가 판을 치는 현실을 낳게 되었습니다. 이런 다급한 상황이 좁게는 한 가정과 교우관계로부터 폭넓은 각계각층의 사회조직 속에 뿌리 깊게 만연되고 있으며, 넓게는 국제관계에서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대표적 실증이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으로 인한 우리들의 희생입니다. 겉으로 부르짖는 평화애호자들 사이에 얽힌 이 만행을 어떻게 변명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의 선량한 마음속에 언제부터 이 무서운 불신의 싹이 이토록 크게 자리잡게 되었을까요?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남만을 탓하거나 탄식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니 우리 모두가 책임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을 믿지 못하고 남에게서 참을 찾기 힘든다는 것은 나 또한 그들에게 참을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나에게 남인 것처럼 나 또한 그들에게 남이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참’을 바탕으로 서로 믿음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면, 그 답이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음을 명심하여 스스로 실천하고 증거 하는 일이 먼저 임을 깨달아야 되겠습니다. 너와 내가 이 중요성을 깨달아 실행자가 늘어날 때 불신의 벽은 무너질 것이며, 그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할 때 그 뿌리는 더 깊게 번질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복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할 일이 많은 중에서도 더불어 평화롭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아무리 좋은 씨(훈화, 설교, 교육)를 뿌려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정신강화를 위한 교양강좌를 듣고 나오는 어느 공무원의 입에서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아지는데...”중얼대는 말을 개인의 불편으로만 넘기기에는 사태가 너무 심각하다는 말입니다. 이유 불문하고 우리 생애 중에 조국을 두 동강이 내 놓고, 인간의 가장 추악한 치부를 드러내며, 혈족의 형제들을 서로 욕하면서 뼈아픈 40년을 살았으며, 앞으로 몇 배를 되풀이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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